요즘 한창 핫한 영화 '마션'입니다.
마션(The Martian) 화성인.
요즘 한국에서 인기있는 sf우주영화 같지만 책의 부제를 보면 좀 다릅니다.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제가 부지런히 영화 찾아보는 사람이 아닌데, 이 영화는 좀 일찍 봤어요.
이 부제 때문에요.
보고 싶은 영화도 보통은 종영 직전에야 겨우 보는 제가 말입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책도 읽었답니다.
책을 읽으니 더 생생해서 다시 영화를 보고 싶네요~
아직 안 보신 분들 중, 조금의 스포도 싫다 하시면 아래를 읽지 마시고요,
조금은 괜찮다 하시면 읽으세요.
어쩌면 읽고 나면 오히려 영화와 책을 더 찾아 보시게 될 거라 생각됩니다.
화성탐사대 아레스 3.
6명의 인원 속에 마크 와트니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는 식물학자입니다. 근데 보면 화학, 전기관련도 굉장히 잘하네요. 만능입니다.
화성탐사대를 보내는데는 3년이 걸린다네요. 이걸 알아야 상황 이해가 가능합니다.
이 탐사대 뒤에 올 다음 탐사대는 4년 후에야 온다고 합니다.
지구로 돌아오는 시간만도 1년 걸린다니 말입니다.
저는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몰랐어요.
이 기간 때문에 수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들은 한달 계획으로 화성에 도착해서 탐사를 하는데 아주 강한 태풍을 맞습니다.
결국 6일만에 포기하고 화성을 뜨려는 순간, 마크가 사고로 태풍 속으로 사라집니다.
태풍에 휩싸여 마크 와트니가 죽었다고 판단하고 그를 놔두고 나머지 대원만
지구로 귀환합니다.
지구에서는 그가 죽었다고 판단하고 장례식까지 치릅니다.
그러나 그는 죽지 않고 깨어납니다.
그리고 화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동료들이 남기고 간 음식, 물, 우주복으로 생존해야합니다.
구조대가 올 때까지..
문제는 그가 죽은 줄 알고 있다는 것이죠.
어떻게든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지구에 알려야하고,
4년 후 다음 탐사대가 올 때까지 살아 있다가 구출되어야합니다.
그가 동료들이 탄 우주선과 교신할 방법도, 지구와 교신할 방법도 없습니다.
교신이 안되면 다음 탐사대를 기다려야하죠.
그는 '생존'과 '교신' 두가지를 가지고 고민합니다.
이게 바로 이 책, 영화의 최고 핵심 재미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본 이유이고요~
그는 어떻게든 통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식량이 문제입니다. 이건 시급한 문제지요.
그는 먼저 보급품 조사를 합니다.
현재 가진 식량은 혼자 먹을 경우 300일은 버틸 수 있는 양.
대원들이 한달을 못 채우고 갔고 5명의 인원 몫이라 꽤 남아있습니다.
물도 자기가 배출한 수분을 다시 먹을 수 있는 물 환원기가 있으니
걱정이 없고, 거주지도 있습니다.
문제는 4년뒤 다음 우주인들이 올 때까지 버틸 식량이 안된다는 것.
여기에서 마크란 인물에 대해 알아야하는데, 그는 '식물학자'라는 겁니다.
식물학자를 화성에 데려온 이유.
화성은 아무 것도 자라지 않는 땅인데 왜 식물학자를 데려온 걸까요?
화성은 토양은 있지만 식물이 자랄 수는 없는 흙입니다.
그는 화성토양을 실험하기 위해서 왔는데, 약간의 지구 토양과 식물종자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흙은 너무 적고, 종자도 잔디와 이끼가 전부.
이것으로는 아무 것도 기를 수 없습니다.
여기쯤에서 저는 굉장히 흥미진진했습니다.
보통 '흙'이라고 하면 씨만 뿌리고 물만 주면 다 잘 자라는 줄 알지만요,
화성의 흙으로는 아무 것도 못 기릅니다.
그건 말하자면, 우리 지구의 흙도 다 다르다는 겁니다.
씨 뿌리고 물 줘도 잘 자라는 곳과 전혀 안 자라는 곳이 있는 거죠.
그는 우선 뭔가를 기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듭니다.
추위도 막아야하고 산소며 물이며 보존할 수 있는.
흙이라는 건 무기물의 집합이 아닙니다.
흙 알갱이가 있다고 식물이 자라는 게 아니라는 거죠.
화성 흙은 아무런 미생물도 없어서 청결할 수는 있어도 생명력은 없는 겁니다.
살아있는 흙이라는 건, 흙 속에 미생물, 박테리아가 있어야한다는 겁니다.
지구의 흙도 수시로 갈아엎고 땡볕 쬐고 유기물 없고 그러면 미생물이
팍 줄어듭니다. 흙이 죽어가는 거죠.
건강한 흙은 미생물도 살아갈 수 있는 생명력이 있어야합니다.
그래서 그는 흙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합니다.
흙에 넣을 '박테리아'를 만들어야하고, 흙 속에 넣을 거름을 만들어야합니다.
우선, 거름이 필요합니다.
화성의 흙에는 아무런 영양소가 없으니까요.
그 재료로 '똥'만한 것이 없습니다.
우주인들은 똥을 바로 진공건조해서 밀봉해두었다가 화성표면에 버리는데,
건조되어 꼭 필요한 박테리아는 없지만 바로 이 똥이 거름의 주재료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냄새나고 더러워서 빠진 것 같은데, 박테리아가 살아있는
그의 신선한 똥, 건조처리 안된 똥이 아주 좋은 재료로 쓰입니다.
신선한 똥 속의 박테리아를 증식시켜 수를 늘여 건조된 똥과 섞어주는 거죠~
똥이 그냥 똥이 아니여~ 이건 박테리아 천국이여~
제가 '토양 미생물'을 직접 만들어서 제 밭에 넣는데요,
이걸 넣은 밭과 아닌 밭은 토질차이가 갈수록 큽니다.
이것도 미생물을 증식시켜서 밭에 투입시키는 거에요.
제가 그 과정을 했기 때문에 이 대목을 책에서 읽고 흥미진진했어요.
영화에서는 이 대목이 빠져서 서운했습니다.
영화는 과학적인 부분만 너무 강조했어요.
아무튼 이렇게 '오염된' 비료를 토양에 넣어주는 겁니다.
이것을 화성 토양에 넣어주고 그 위해 가져온 지구토양을 넣어주면 박테리아가
증식하면서 화성 토양을 지구와 같은 토양으로 '오염' 시키는 겁니다.
지구는 수억년동안 수많은 세균들이 싸우고 살아남으면서 안정적인 환경을 갖췄지만 화성은 아무 것도 없는 곳이라 오히려 생명이 살기에는 부적절한 것이죠.
이렇게해서 만들어진 토양에 비로소 씨앗을 뿌리고 키워내는 것인데
제대로 개념을 알고 있더군요.
보통 많은 사람들이 아무데나 씨앗만 넣고 물만 주면 식물이 잘 크는 줄 아는데
미생물이 살 수 없는 그런 토양을 청결하고 완벽한 토양으로 알고 거기에 식물을
키우려고 하는 건 화성흙이 식물 키워도 되는 줄 아는 것과 같은 거죠.
청결한 흙에 기르면 더 잘 자랄 줄 아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쨋거나 그렇게 해서 주인공은 식물을 키울 수 있는 토양 92평방미터를
만들어냈는데, 우리나라 개념으로는 28평 정도입니다.
제 밭 크기 비슷하네요~ ^^
그럼 여기에 뭘 재배할 것인가?
지금 장소는 화성.
종묘상이 있을리 없고 얼른 나가 구해올 곳도 없습니다.
그는 식량으로 가져온 식재료를 뒤져서 요리되지 않은 생 것 몇가지를 찾아내는데
완두콩, 강낭콩, 감자 몇 알을 찾습니다.
그 중에서도 여러가지 조건을 봐서 감자를 선택하는데 탁월한 판단입니다.
우선 제 판단으로 볼 때 감자의 장점이라면
감자는, 일단 빨리 자랍니다. 봄에 파종해서 여름이면 수확하죠.
석달이면 완성된 것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이 많고 푸짐합니다.
무엇보다도 영양이 풍부해서 영양결핍을 막아줍니다.
감자를 열두개를 확보했는데, 보통 우주에 보낼 때 생으로 보내는 경우가 없는데
이렇게 생감자를 보낸 이유가 추수감사절에 직접 식사를 만들어먹으라고
정신과의사가 조언했기 때문이라네요. 굿굿~~ ^^
마크는 먼저 감자를 씨눈이 두개씩 들어가도록 신경 써서 네 조각으로 자릅니다.
근데 그렇게나 많이 눈이 있던가? 여덟개 이상이??
미국감자는 큰가? 우리 씨감자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에라 잘 모르겠고, 아무튼 그렇게 잘라서 밭에 심습니다.
그렇게 해서 열배로 뻥튀기 수확을 해도 몇개가 나오나요?
그걸론 못 먹고 살죠. 감자 10개인데.
다시 얼른 수확한 걸 심어서 또 양을 늘여야합니다.
보통 지구에서는 수확에 최소 90일이 걸리지만 작가는 40일만에 수확해서
다시 그 감자를 심어서 연속재배를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열심히 하면 1년에 8번까지 재배가 가능하다는 건데...
물론 실내재배이고 온도도 훈훈하고 조명도 충분하고 겨울 추위 걱정도 없고
기생충도 없고 잡초도 없고 농사꾼이라면 천국같은 환경인데...
수확한 감자를 바로 씨감자로 쓸 수 있나? 휴면기간 아닌가?
거기에다가 40일만에 수확하면 제대로 영글지도 않았을텐데????
땅이 한정적이니 무한정으로 재배면적을 늘일 수는 없으니 항상 수확할 수 있는
양은 재배면적으로 인해 일정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면서....
매의 눈으로 보고 들으니... 아, 내가 생각해도 아는 게 병입니다.
그냥 모르고 읽는 게 편합니다.
(아, 피곤해... )
아무튼 원작자는 박식한 지식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에 정보들이 재미를 더합니다.
근데 모르고 읽어도 상황은 이해가 가능합니다. ^^
그다음 장벽은 물!
사람이 먹기에는 넉넉한 양이 있지만 식물을 기르기에는 물이 부족한 겁니다.
또, 토양에 물이 적절하게 있지 않으면 미생물이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물이 필수적인데... 화성에 가져간 물은 대원들이 먹을 양만 가져갔기 때문에 먹는 물 외에 감자 재배를 위한 물은 만들어야한다는 거죠.
이 대목은 정말... 책으로도 영화로도 저는 이해 불가. -.-
무슨 수소니 산소니... 아이고... 그냥 패스!!!
어쨋거나 그가 물을 만들어냅니다.
이 과정은 영화를 보는 게 편합니다.
사막에서 물 만들기라던가, 물이 없는 섬에서 물 만들기, 이런 건 봤는데
기계로 물 만드는 건 처음이에요.
그렇게 해서 그는 600리터의 물을 만들어냅니다.
이걸 보면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화성에서 살아남겠구나 싶데요...
화학, 전기, 전자... 이런 쪽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요런 생각이
물씬 나는 영화입니다.
애들이 보면 자극 받겠더라구요.
물론 '마션'에서의 생존기는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과는 다르죠.
이건 모든 기계에 둘러싸인 우주인의 생존기니까요.
나무 마찰 시켜 불 내는 건 못합니다.
죽창들고 물고기 잡으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요.
우주에서의 생존기는 지구에서의 생존기와 다른데, 다만 재밌는 대목은
감자를 기르는 건 같다는 거에요.^^
흥미진진~
마침내 그가 지구에서 그가 화성에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고
그와 교신을 하려고 모든 두뇌와 언론이 다 총 집결합니다.
저는 이 대목이 굉장히 부러웠습니다.
어마어마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데, '당연히' 자기들이 버리고 온 대원을
구해야한다는 분위기.
국민 생명 하나하나를 우습게 여기는 분위기와 귀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비록 영화라 할지라도 부러움이 확 납니다.
드디어 마크와 나사는 교신에 성공하게 되고, 나사와 그간의 생존에 대해
전하면서 그의 농사법에 대해 세세히 간섭하려고까지 듭니다. ㅎㅎㅎ
마침내 마크는 감자농사를 성공적으로 지어서 이대로만 가면 900화성일까지
버틸만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래서 나사가 그를 구출하러 올 때까지 굶어죽지 않게 되어서 여유가 생기죠.
나사는 최대한 다음 탐사대 출발을 앞당겨서 감자가 떨어지기 전,
최대한 빨리 도착할 계획을 세웁니다.
나사의 계획대로라면 식량이 떨어지는 900일 직전에 화성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이대로 흘러가면 재미가 없죠.
기대했던대로 사고가 터집니다.
그래서 감자밭은 날라갑니다.
이제까지 수확한 걸로 버텨야하는데 600일까지만 먹을 게 남아있게 됩니다.
우주선이 도착할 856일째엔 이미 늦은 것이 되는 거죠.
여기에서부터 긴장감이 빡 돕니다.
여기서부터 지구의 나사와 돌아오고 있는 우주선과 화성의 마크.
이 셋의 고군분투가 펼쳐지고 흥미진진해지죠.
저는 사실 이 후반기보다 전반기가 더 재밌었습니다.
책으로도 전반기가 더 재밌었고요.
왜냐면 '화성 텃밭농사'가 있으니까!!!!!
ㅎㅎㅎㅎㅎ
그 뒷내용은 순전히 과학적인 것으로 가득차서, 책으로든 영화로든
뭔 이야기인지는 이해 못하겠습니다.
다만 '이런 거구나~' 정도?
대충 이해만 하지 글로는 못 풀겠네요.
마션의 저자는 천재네요. 15살에 이미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20대에 소설 쓰고 첫 장편이 마션이라네요.
등장인물들도 다 따뜻하고 거의 갈등요소도 없어서 편했습니다.
제가 '로빈슨 크루소'를 아주 빠져든 적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많이 보는
요약본이 아니라 원본은 아주 스펙터클했습니다.
이 참에 그 책을 다시 찾아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
어쨋거나 저쨋거나~~
<화성에서 농사 짓기>
이 이야기는 아주 흥미가 있었고
감자재배가 얼마나 재밌는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재밌던 부분은 그가 '생명력이 없는 흙에 생명을 불어넣어 살아있는 흙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이었습니다.
이 대목이 제가 '텃밭가이드 1권'을 쓴 이유였거든요. ㅠ.ㅠ
도저히 안 쓸 수가 없어서 다시 쓸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제가 마지막으로 온 지금 이 밭이 완전히 화성흙처럼 박토였습니다.
식물이 제대로 살기가 힘들었어요.
농사를 전혀 짓지 않아 미생물이 부족한 그런 흙이라는 걸 알고,
이 흙을 살려서 식물이 살 수 있는 흙으로 바꿔보겠다고 결심하고 바꾼 그 과정에서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지요.
마크처럼, 예상했던 것보다 변화는 엄청나게 빨리 찾아왔고요.
그 데이타도 기록을 해두었고, 그것을 일년만에 확인하면서 너무 좋아서
길길이 뛰어다녔으니까요....
그 개념을 이 책에서 제대로 짚어줘서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마션을 추천합니다.
영화 보실 때는 그 부분을 찬찬히 보세요.
영화에서 생략된 아쉬운 부분....
님들이 혹 화성에 가셔서 표류하게 되신다면 그냥 막 감자를 심지 마시고
반드시 흙을 먼저 살리시고요,
화성이 아니라 지구 어디엘 가서 농사를 짓게 되면 먼저 '흙을 보세요'
그러면 마크와 같은 경험을, 아니면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
이 참에 내 책 홍보도 깨알같이~~~~~~~~~~~~~~~ ^^
무슨 영화를 봐도
저런 부분만 쏙 눈에 들어온다니까요~
나 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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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역시 이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들어
여러번 다시 찾아 보았습니다.
도시농부 올빼미님의 블로그, 올빼미 화원에서 인상깊게 읽은 글입니다.
김씨표류기, 마션 두영화 모두 농사를 중요한 매개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땀을 흘리며 흙과 친해져모세요. 몸을 써서 정성을 들여서
무언가를 수확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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