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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post from 탐진강의 함께 사는 세상이야기


written by 탐진강님 in 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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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텃밭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 5가지



 벌써 주말농장 텃밭을 시작한지 5년이나 됐습니다. 그 때는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자연을 벗하며 살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아내도 남편만 따라 텃밭 농사를 했는데 처음 해보는 일이 어렵기만 했지요. 그렇지만 작은 수확들을 보면서 거기서 소박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첫 해가 지나고 그 다음 해가 되자 아내는 먼저 주말농장 텃밭을 또 하자고 했습니다. 사실 아내는 도시에서만 자라서 주말농장 시작하기 전까지는 텃밭을 가꿔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느껴본 텃밭 농사는 흥미로왔던 것이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두 딸도 자신들도 땅을 조금만 주면 꽃을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첫 해 텃밭을 시작할 당시와 비교하면 큰 변화였습니다. 그렇게 한 해 한 해 주말농장 텃밭 농사는 올해까지 이어졌습니다. 땅은 거짓말을 못합니다. '콩심은 데 콩나고 팥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처럼 자연의 이치 그대로 나타나지요. 정성을 다한 만큼 땅은 보답을 해줍니다. 물론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도 있지만요.

 그 동안 텃밭을 가꾸면서 즐거움이 더 많았습니다. 가족과 주말은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주중에 세파에 찌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근심 걱정을 잊고 텃밭을 가꾸면 저절로 행복감이 들었습니다. 땅을 밟고 하늘을 바라보는 삶의 의미는 자연과 닮아 있지요. 


 또한 우리 가족 이외에도 이웃과의 나눔도 즐거움이었습니다. 매년 텃밭에는 상추, 배추, 무, 가지, 고추, 오이, 호박, 고구마, 감자, 깻잎, 옥수수, 얼갈이 등 온갖 채소와 농작물을 심었습니다. 농사에 실패한 경우는 가족이 먹을 만큼도 수확이 없었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가족이 먹을 만큼 충분한 수확이 이루어졌습니다. 남은 채소와 농작물은 아파트 이웃들이나 친인척에게 나눠 줄 수 있었지요. 어떤 때는 너무 수확이 넘쳐 고아원에 기부할 수도 있었습니다. 나눔의 진정한 의미가 담겨 있지요. 직접 채소와 농작물을 땀흘려 길러 수확한 것을 나눌 수 있다는 보람이지요.




 그런데 올해는 주말농장 텃밭이 엉망이었습니다. 우선 기존에 매년 주말농장을 하던 장소가 주차장이 돼 버렸습니다. 그래서 다른 주말농장 텃밭을 찾게 됐는데 땅이 척박했습니다. 채소나 농작물을 심어도 제대로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퇴비를 주고 거름을 주어도 소용없었습니다. 우리 가족이 먹기도 부족할 정도였으니 대실패였지요. 게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는 일도 여름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을에는 김장 무와 배추도 심지 못했습니다. 주말에 텃밭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11월 중순경에 다시 텃밭을 찾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고구마를 수확하기 위해서 였지요.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텃밭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이미 누군가 고구마를 캐간 것일까요? 고구마 캐는 기쁨을 기대하며 함께 갔던 아내와 두 딸도 실망감이 가득 했습니다. 누가 남의 고구마를 훔쳐 갔다고 생각하니 속으로 화가 났습니다. 그렇지만 설마 다른 사람의 텃밭 농작물을 훔쳐갈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지요. 그렇게 한 참 텃밭에 머물고 있는데 멀리 텃밭 근처 임시 하우스 건물에 어떤 분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하우스로 다가갔더니 주말농장 텃밭 농사를 근처에서 짓던 아줌마였습니다. 그 아줌마는 우리 가족을 보자마자 반가운 인사를 했습니다. 안 그래도 우리를 기다렸다는 것입니다. 고구마를 캐야 하는 시즌인데 우리가 나타나지 않아 대신 고구마를 캐놨다고 했습니다. 그랬습니다. 늦가을을 지나 겨울이 오는데 고구마를 캐러 오지않자 그 아줌마 내외가 대신 캐서 박스에 담아두었던 것입니다.


 잠시라도 누군가 고구마를 캐서 훔쳐간 것이 아닌가 오해한 생각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텃밭에는 인심이 넘쳐납니다. 서로 돕고 나누는 삶이 넉넉함과 풍요로움을 더해 주는 것이지요. 다른 텃밭의 일손이 부족하면 아무 댓가 없이 도와주기도 합니다. 수확이 넘치면 그 자리서 나누어 먹는 장소가 되지요. 텃밭은 늘 밝은 미소로 서로를 대하는 인심이 넘치는 곳입니다.




 그 주말농장 텃밭 내에서는 지위고하도 없습니다. 사회에서 아무리 높은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텃밭에서는 누구나 똑같은 농부일 뿐입니다. 계급장도 없고 부자도 없습니다. 모두가 똑같이 평등한 공간입니다. 누구 정성을 들여 농사를 잘 짓는지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결국 인간의 노력이 대지와 하늘의 이치에 어떻게 닿는지에 따라 수확의 결과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주말농장 텃밭을 가꾸면서 느꼈던 인생 교훈 다섯 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주말농장 텃밭에서 배우는 인생 교훈 5가지

- 땅과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정직하게 살라.
- 수확이 넘치면 이웃과 나누어 먹을 수 있다. 나눔의 삶이 행복하다. 
- 사람은 땅을 밟고 하늘을 바라보면 행복해진다. 인간은 자연환경을 소중히 해야 한다.
- 꾸준히 정성을 들여 노력한 만큼 수확할 수 있다. 아무 노력없이 결과를 기다리지 말라.
- 자연은 지위고하도 없이 평등하다. 자연의 이치를 알고 안분지족하며 살라.



 이 뿐이 아니라 텃밭이 주는 인생 교훈은 더 많을 것입니다. 결국 마음먹기 달려 있겠지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자기 자신 곁에 있습니다. 자연은 늘 함께 그 자리에 있지요. 욕심을 버리면 인생이 더 행복하고 아름다울 수 있겠지요. 어렵고 힘든 일이 있다면 산과 들, 강과 바다 등 자연으로 잠시 떠나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에 고구마를 직화 냄비에 구워 먹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신나는 시간이었지요. 무엇보다 새로 만든 김치와 함께 먹으니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비록 작은 고구마지만 손수 기른 고구마이니 더 정겨웠습니다. 이것이 주말농장 수확의 기쁨이지요. 고구마는 우리 가족이 먹고도 남을 만큼 충분해 장모님 가족에게도 나눠 주었습니다. 


 겨울입니다. 주말농장 텃밭도 겨울잠을 자야 할 시간입니다. 내년 봄을 기다리며 땅도 휴식을 취하는 시간입니다. 자연은 늘 그렇게 그 자리에 있습니다. 치열하게 달려온 시간이 있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시간이지요. 우리네 인간의 삶도 자연과 다를 바 없습니다. 치열하게 살더라도 가끔 땅도 밟아보고 하늘도 바라보며 자연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P.S : 우리 주말농장가족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글입니다. 조금 긴 글이지만 구절구절 마음에 와닿는 글입니다. 소소한 기쁨과 작은 감동이 가득한 테크노주말농장을 꿈꿔봅니다.  :)